[가정예배 365-8월 6일] 삼손의 두 장면
입력 : 2021-08-06 03:07
찬송 : ‘내가 깊은 곳에서’ 363장(통 479)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사사기15장 14~19절
말씀 : 오늘 말씀을 자세히 읽어 보면 이야기는 하나인데 장면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장면은 삼손이 나귀 턱뼈로 블레셋 사람 1000명을 상대해서 다 물리쳤다는 이야기입니다. 통쾌하죠. 이야기가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둘째 장면이 또 있어요. 싸움이 끝난 후에 삼손이 너무 목이 말라서 하나님께 부르짖었더니 하나님께서 샘물이 터지게 해서 그 샘물을 마시고 기운을 차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첫째 장면과 둘째 장면을 비교해 보면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삼손이 승리한 곳의 이름을 붙였어요. 첫째는 ‘라맛 레히’라는 이름입니다. 이것은 턱뼈의 산이라는 뜻입니다. 본래 이곳의 이름이 레히(턱뼈)입니다. 라맛은 높은 곳, 높이 쌓아놓은 곳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라맛 레히는 턱뼈로 무더기같이 쌓은 곳이라는 말이 되지요. 이 이름에도 삼손의 자기 자랑과 교만이 잔뜩 묻어나고 있습니다.
둘째 이름은 ‘엔학고레’입니다. 엔학고레는 ‘부르짖는 자는 샘’이라는 뜻입니다. 삼손이 싸움을 끝낸 후에 심히 목이 말라 여호와께 부르짖었어요. 조금 전과는 태도가 전혀 딴판이지요. 아까는 기고만장해서 큰소리를 땅땅 쳤는데 지금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기운이 쏙 빠져서 애처롭게 사정하고 있어요.
첫 장면에서 삼손이 나귀 턱뼈로 블레셋 사람 1000명을 쓰러뜨렸다고 자랑을 하고 있는데 삼손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어요. 삼손이 맨손으로 싸운 게 아니라 나귀 턱뼈를 무기로 삼아서 싸웠다고 합니다. 이게 우연한 일인가요. 그곳 이름이 레히인데 이것은 ‘나귀 턱뼈’라는 뜻입니다. 나귀 턱뼈 동네에 나귀 턱뼈가 있었어요. 이게 우연인가요. 칼뱅의 예정론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나귀 턱뼈는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것이 분명합니다. 삼손이 그것을 무기로 삼아 블레셋 사람들을 물리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미리 준비해 놓으신 겁니다.
그렇다면 삼손의 환호성은 수정돼야 합니다. “나귀의 턱뼈로 내가 천 명을 죽였도다”(16절) 그랬는데 이 대목을 ‘(하나님이 주신) 나귀의 턱뼈로 내가 천 명을 죽였도다’라고 고쳐야 합니다. 우리도 가끔 이 말을 빠뜨리는 경우가 있어요.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하나님이 주신 능력으로, 하나님이 주신 재물로, 하나님이 주신 실력으로!
라맛 레히는 신앙이 담기지 않은 이름입니다. 자기 자랑만 잔뜩 담은 이름입니다. 마치 송덕비에 새겨진 이름 같습니다. 이런 이름은 속히 지워버려야 합니다.
반면에 엔학고레는 신앙의 이름입니다. 하나님께 부르짖는 이름이고, 하나님의 도움을 청하는 이름입니다. 이런 이름은 우리 심령 속에 또렷이 새겨야 합니다.
신앙의 장면이 바뀌어야 합니다. 첫 장면에서 둘째 장면으로 옮겨가야 합니다. ‘내가 천 명을 무찔렀다’ 이런 자랑이 아니라 ‘하나님, 저를 도와주세요’ 이런 기도가 있어야 합니다.
기도 : 하나님, 늘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살기를 원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종윤 목사(군산 대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