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여호와를 만날 만한 때에 찾으라 가까이 계실 때에 그를 부르라
악인은 그의 길을, 불의한 자는 그의 생각을 버리고 여호와께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그가 긍휼히 여기시리라 우리 하나님께로 돌아오라 그가 너그럽게 용서하시리라(이사야 55:6-7)
예배와 회개로 부르시는 본문의 말씀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구절입니다.
그런 점에서 사순절의 신앙여정을 이 말씀과 함께 시작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하나님의 얼굴을 봅니다.
그분은 기꺼이 용서하실 준비가 되신, 진정 '은혜를 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는 은혜의 하나님을 향하여 돌아서야 합니다.
그분은 '명령하시는 하나님'이시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그분의 명령과 함께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이것은 그분과 우리와의 모든 관계에서 적용되는 하나님의 방식입니다.
이사야에서 주시는 하나님의 명령은 '찾으라', '부르라', '버리라', '돌라오라'는 네 가지의 동사를 통해 표현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사순절에 어울리는 명령입니다.
시대적 배경을 볼 때, 이 명령은 인발적인 회개에 대한 것이 아니라,
바벨론 제국에서 잘살기 위해 기꺼이 바벨론인으로 구화하는 유대인들의 행위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들은 너무 쉽게 유대 정체성, 유대 신앙, 유대교육을 포기하고 타협하는 삶을 선택합니다.
바벨론 제국은 다른 신을 숭배하였고 이에 따른 가치관과 교육 체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하기에 말씀에 표현된 명령은 본래의 정체성, 기본이 되는 교육, 곧 본래의 신앙으로 돌아오는 요청입니다.
저는 이런 명령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사순절 명령임을 말하고자 합니다.
지금 교회들의 위기는 진보적이냐 아니면 보수적이냐 하는 것보다는
기독교 신앙과 교육을 버리고, 일반적인 세상의 정체성을 따르고 유지하려는 데 있습니다.
여기서 세상의 정체성이란 적당한 애국주의, 적당한 소비주의, 무관심의 폭력, 적당한 타협으로 누리는 풍요를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교회는 진보적 신앙과 보수적 신앙 사이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무가치한 투쟁에서 벗어나냐 합니다.
그리고 사순절의 여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세례의 참된 의미, 곧 하나님의 선택하신 '약속의 자녀'로서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사는 것'에 대해 숙고해야 합니다.
그릇된 애국주의, 과열된 소비주의, 그리고 부분별한 폭력과 탐욕의 세상 속에서 우리는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사순절은 이전의 무뎌지고 구태의연한 삶을 돌아보고 훈련, 순종, 그리고 기쁨이 넘치는 삶으로 다시금 돌아가는 시간입니다.
위에서 인용한 이사야의 말씀 가운데 절정에 해당되는 구절을 주목해 봅시다.
그가 긍휼히 여기시더라......
그가 너그럽게 용서하시리라(사 55:7)
세상과 타협하며 적당히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올바른 신앙으로 다시 무장하는 자녀들을 향해 긍휼과 용서의 얼굴을 돌리십니다.
은혜를 베푸시고 명령하시는 하나님 우리가 세례의 참된 의미를 회복하도록 이끄소서.
그래서 우리가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세상의 권세들을 따르지 않고
하나님의 부르심과 약속에 따라 살게 하옵소서.
우리의 마음을 깨우셔서 하나님의 번혁의 말씀을 새롭게 받이들이게 하시고
그 구원의 능력을 회복하게 하소서. 아멘.
-윌터 브루그만과 함께하는 사순절 묵상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