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고난의 길인 비아돌로로사 코스와 성묘교회 모습. 유튜브 캡처
“자, 다 오셨나요? 이제 출발하겠습니다. 저희가 갈 곳은 비행기로 14시간 거리인 이스라엘입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베들레헴으로 가려고 합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코로나 시국에 무슨 성지순례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저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유튜브에 올라오는
온라인 성지순례 콘텐츠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쯤 ‘선한 영향력’이라는 유튜브 계정에 접속하면 누구나 이 순례에 동참할 수 있다.
계정의 운영자는 서울 광림교회(김정석 목사) 3선교구를 담당하는 선영진 목사다.
16일 광림교회에 따르면 유튜브에 온라인 성지순례 콘텐츠가 게시된 것은 지난달 12일부터다. 특이한 것은 성지순례 방식이다.
위성지도 서비스인 ‘구글 어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성경에 등장하는 지명과 실제 위치가 어느 곳인지 알려준다.
각종 사진 자료도 등장한다. 매주 이 콘텐츠가 스트리밍되는 시간이면 50~70명이 ‘선한 영향력’ 계정에 접속하고 있다.
성지순례를 간접 경험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실제로 이스라엘 땅을 거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가령 베들레헴을 다룬 첫 회에서는 대다수 건물이 ‘미완공’ 상태인 것을 알려주면서 이런 설명이 따라붙는다.
“완공된 건물이 없는 건 건물을 다 지으면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에요. 집이 지어지고 있으면 세금을 안 내도 되거든요.
안전하다고는 하는데 건물 사이를 지나갈 땐 (뭐가 떨어질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할 거 같아요.”
서울 광림교회 3선교구를 담당하는 선영진 목사가 ‘온라인 성지순례’를 소개하고 있다.
선 목사는 2019년 5월 이스라엘로 떠난 성지순례 경험을 되새겨가며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지난달 첫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는 3선교구 성도들에게 일종의 가이드북 성격을 띠는 15쪽 분량의 소책자도 제작, 보급했다고 한다.
그는 “친형이 현재 이스라엘 히브리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며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사진을 형님을 통해서도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성지순례는 오는 5월 7일까지 총 13회에 걸쳐 진행된다. 선 목사가 내건 해당 콘텐츠의 슬로건은 ‘성지를 걸으며 다시 성전으로’이다.
선 목사는 “코로나 시대가 끝나면 다시 이스라엘에 가서 예수님의 발자취를 더듬어보고 싶다”며
“특히 새벽녘에 골고다 언덕이 있던 성묘교회에 올라 예수님의 삶을 되새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탓에 현재 가기 힘든 곳이 돼버렸지만 성도들이 온라인 성지순례를 통해 성지의 의미를 느끼고,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 성전으로서의 삶’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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