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묵상집] 33 감추어진 세계

제자들을 돌아보시며 조용히 이르시되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복이 있도다.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많은 선지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바를 보고자 하였으되 보지 못하였으며

너희가 들을 바를 듣고자  하였으되 듣지 못하였느니라 (누가복음 10:23-24)

 

만일 제자들에게 왕과 선지자들이 놓친 그 무엇을 예수님에게서 보았냐고 물을 수 있다면, 우리는 예수님께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 질문의 답은 십자가의 능력입니다. 그것이야 말로예수님의 수수께기 같은 진술이 최종적으로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예수님에 관한 진리, 능력, 그리고 변혁적인 모든 것이 십자가에서 드러납니다.

우리는 패배처럼 보이는 성금요일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미래의 선한 신비인 것을 나중에서야 배웠습니다. 

성금요일의 신비란 하나님의 지혜자들과능력자들이 죽임을 당하거나, 세상에서 끔직한 상황에 내몰릴 때 비로소 드러납니다.

성금요일에 감추어진 신비를 보고 우리는 하나님에 대해서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배웠습니다.

 

 

내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내게 주셨으니 아버지 외에는 아들이 누구인지 아는 자가 없고 아들과 또 아들의 소원대로 계시를 받는 자 외에는 아버지가 누구인지 아는 자가 없나이다 하시고(눅 10:22)

 

우리는 예수님께서 참으로 하나님이시니라는 것과 하나님의 능력이 연약함과 상처받기 쉬운 환경 속에 나타난다는 것,

그리고 그 변혁의 능력이 참 진리라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왕들의 권력과 지혜자들의 위엄은 부활에 감추어진 정교한 치유의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것에 더하여 우리는 십자가가 예수님의 생애에 나타난 단발적인 사건이 아님을 배우게 되었고, 반복해서 다시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십자가는 위협으로 얼룩진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단서입니다.

십자가의 삶은 탐욕스런 시장에서 이웃을 돌보는 환경을 창조하고, 절망의 상황에 직면하여 새로운 가능성들을 일으키며, 

끝없는 억압을 맞닥뜨리면서 새로운 해방의 형태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는 어떤 대가 없이는 아무런 일도 이루어질 수 없으며, 특별히 이웃과의 관계에서 자기 희생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 줍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난 이후에는 부활이 있음을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 중 어떤 분들은 나처럼  왕, 선지자, 지헤자, 지성인이 되기를 갈구하다가 갑자기 이 모든 것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은혜의 순간을 경험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순절은 이런 보이지 않는 강력한 언어들과 새로움으로 무장하고 상처받기 쉬운 거친 세상으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가기에 좋은 시간입니다.

여러분이 보는 것을 보는 그 분이 복됩니다.

 

십자가의 하나님, 주님의 능력은 조용히 세상을 극복하는 약함 속에 감추어져 있습니다. 

우리 눈을 열어서 이 능력이 역사함을 보게 하소서.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걷게 하시고 세상을 위한 주님의 대안적인 비전을 살아내게 하소서.

 

윌터 브루그만과 함께 하는 사순절 묵상집(가 보지 않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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