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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예배 365-10월 14일] 뒷짐 진 농사꾼

[가정예배 365-10월 14일] 뒷짐 진 농사꾼

입력 : 2020-10-14 03:06
 
 
찬송 : ‘새벽부터 우리’ 496장(통 260)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마가복음 4장 26~29절


말씀 : 이 비유는 마가복음에만 나오는 특이한 비유입니다. 농사꾼이 씨를 뿌린 다음에 자고 깨고 하는 가운데 씨가 저절로 잘 자라서 실한 곡식을 맺었다는 내용입니다.

언젠가 목욕탕에 갔는데 목욕탕 벽에 이 말씀이 적혀 있었습니다. 아마도 목욕탕 주인이 신앙생활을 하시는 분이었던 모양입니다. 하고 많은 성경 말씀 가운데 하필 그 말씀을 택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저절로 자라는 씨의 비유하고 목욕하고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그냥 내버려 두어도 씨가 자라듯 가만히 있어도 몸에 때가 생기니까 그때마다 목욕을 해야 한다는 뜻인가요. 아무리 생각을 해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묵상을 해 봤지만, 아직도 그 해답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이 있으면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비유에서 사람이 한 일은 씨를 뿌린 것뿐입니다. 씨를 뿌리고 나서는 “밤낮 자고 깨고”(27절) 했습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씨가 나서 자라는데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알지도 못합니다. 모든 것이 ‘저절로’ 됩니다. 씨가 알아서 하고, 땅이 알아서 하고 이삭이 알아서 합니다. 사람은 어떨까요. 사람은 그저 뒷짐 지고 가만히 있기만 하면 됩니다. 사람이 애태우고 속 끓이고 잠 못 자고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뒷짐 진 농사꾼입니다.

뒷짐 진 농사꾼과 반대되는 사람은 팔을 걷어붙인 농사꾼입니다. 곡식은 주인 발자국 소리에 큰다면서 하루에도 몇 차례씩 밭에 찾아가고, 손끝이 거름이라고 부지런히 풀을 매주는 농사꾼입니다.

뒷짐 진 농사꾼은 딴판입니다. 밭에 호랑이가 새끼 칠 정도로 풀이 무성해도 걱정 한 자락 하지 않고 내버려 둡니다. 천하태평이죠. 이 정도 되면 동네 사람들이 나서서 한마디씩 합니다. “아무개네 밭에 풀이 너무 많아.” 온 동네 사람들이 다 시어머니입니다. 밭 주인은 가만히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나서게 됩니다. 태평농법이고 자연농법입니다.

이 비유가 가르쳐 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설마 뒷짐 진 농사꾼처럼 아무 일도 하지 말고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만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겠지요. 교회사에서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정적(靜寂)주의’입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다 해 주시니까 우리는 그저 조용히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믿음이 좋은 사람들 같지만, 이건 잘못된 신앙입니다.

이 비유가 일깨워 주는 것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열심히 하되 내가 뭘 한다고 교만에 빠지거나 자랑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일을 이끌어 가시는 분은 하나님이고 우리는 들러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주역이고 우리는 하나님의 일을 돕는 보조자에 불과합니다. 우리 삶 속에서 하나님의 주도권이 회복되어야 합니다.

기도 : 하나님, 저희가 하나님보다 앞서지 않게 해 주십시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종윤 목사(군산 대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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