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큰 기쁨으로 예루살렘에 돌아가 늘 성전에서 하나님을 찬송하니라- 눅 24:52-53)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고 승천하셨음을 알려주는 구절입니다. 험난한 증인의 삶을 안겨주고 떠나가신 주님으로 인해 그들은 기뻐하였는바 확실한 주님의 약속이 있었음을 대변합니다. 그 약속이 오늘날 같은 증인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도 같은 은혜로 임하기에 오늘도 주님으로 인한 기쁨의 하루를 맞이하며 동유럽 한모퉁이에서 문안드립니다.
오늘은 이 나라 달력으로 맞이하는 새해입니다.
그간 맑은 날씨에 지속되던 추위가 주춤하고 기다리던 눈이 올 듯 하더니 결국 흩날리다가 비로 변해 밤새 내렸네요. 날짜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한밤중의 폭죽 터지는 소리에 잠을 설치고 달력을 보니 오늘이 이곳의 새해가 되네요. 여기서는 아직도 동방정교회에서 사용하는 율리우스력을 따라 오늘이 새해가 됩니다. 일주일 전인 1월 7일이 크리스마스이고요.
율리우스력은 기원전 45년부터 사용되던 태양력 달력입니다. 이전까지는 로마달력을 사용하였지만 날짜조정이 안되던 것을 율리우스 로마 황제에 의해 새로운 달력이 만들어져 오늘날과 비슷한 달력이 사용되게 된 것이지요. 이후에 율리우스 달력도 오랜 시간 사용하다보니 부활절 계산에 시간차가 생기면서 개정의 필요가 있어 16세기 후반에 그레고리 13세 교황에 의해 개정하게 되어 그 이름을 따 그레고리력이라고 하는 달력을 오늘날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음력을 사용하다가 19세기 말부터 그레고리력을 사용하면서 국호도 조선에서 ‘건양’이라고 바꾼 흔적이 있네요. 지금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에서 통용되고 있는 달력은 그레고리 달력이지만, 동방정교회에서는 기념일이나 성인들의 축일 계산만큼은 예전의 율리우스 달력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교회의 크리스마스는 1월 7일이고, 새해는 1월 14일 오늘이 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의 설날이라고 여기면 이해가 쉬울 듯합니다. 폭죽으로 지난해의 죄악들을 날려 보내고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면서 가족들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폭죽 외에는 특별한 행사들 없이 조용히 가족들과 보내는 연휴가 되고 있습니다.
정교회권에서 선교할 때 가끔 이 달력으로 인해 충돌이 생기는데 간단한 정보지만 알고 있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여기 몬테네그로에서도 크리스마스를 두 번, 새해를 두 번 맞게 되는데 두 번 다 공휴일이지요. 정교회 교인들은 대체적으로 성경을 보지 않습니다. 아예 갖고 있지도 않습니다. 연중행사로 크리스마스나 부활절 때 교회에 가서 사제의 설교를 듣고 마음의 소원을 빌며 한해를 사는 것이지요. 그 정도의 교회 출석만으로도 성실한 정교회 교인으로 여겨집니다. 어쩌다 생각날 때 한번 들러보는 기복적인 신앙심과 심중에 태어날 때부터 정교회의 틀에서 태어났기에 정교회 교인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여겨집니다. 개신교인은 0.0003%로 더욱 선교가 절실하게 필요한 나라인 것이지요.
동유럽 선교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1990년대 개혁 개방의 물결을 따라 공산주의 독재체제를 버리고 자유민주주의를 택한 동유럽의 많은 국가들(보통 18개국)은 역사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던 시기도 짧게 있었지만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서유럽에 비하여 상당히 낙후한 지역에 속해 중동의 난민들도 받을 수 없는 변두리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나 발칸반도 지역의 옛 유고연방 국가였던 나라(7개국)들은 나라의 규모나 경제수준이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 못지않은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인구감소가 심한 나라로도 여겨지는 이 지역은 규모있는 산업이 없어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현장으로 인해 서유럽이나 아메리카 등으로 젊은 인력들이 빠져 나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경제적인 이유로 서유럽으로 흘러간 인력들이 돈을 벌어서 다시 귀국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정착해 버리기에 나라 인구가 감소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럼에도 동양인을 한수 아래로 보는 동양폄하 사상으로 인해 한국 등 동남아로는 아직 진출하지 않고 있고 한류의 분위기도 감지되지 않고 있는 현장입니다.
종교적으로는 정교회와 카톨릭이 우세하고 지역적으로 개신교와 이슬람이 우세한 지역도 있습니다. 모든 종교가 지역적으로 공산국가였던 사회적 영향인지 그리 강하지 못한 신앙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알바니아의 무슬림이나 폴란드의 카톨릭, 그리고 세르비아 정교회 등 소위 근본주의 신앙을 가진 자들이 많지 않아 선교적으로 접근하기에 그리 어렵지 않은 점은 다소 희망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낙자손들 같은 슬라브인들에게 상대적으로 약하게 보이는 동양인으로 접근하기조차 쉽지 않은 민족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맨발의 나라 아프리카에 가서 신발을 팔고, 에스키모인들에게 냉장고를 파는 마음으로 보면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주변에서 개신교인을 만나기가 쉽지않은 나라들이기에 처음부터 차분하게 전도하고 양육한다면 정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참된 일꾼들이 많이 일어날 수 있는 추수밭이라고 하겠습니다.
한가지 한인교회가 발판이 될 수 있늘 것인데, 대부분 국가들에 한국 기업들이 진출하지 않아 한인교회가 없는 나라가 많이 있습니다. 현재 일부 국가에 진출한 한인교회들이 동유럽 선교에 발을 벗고 나선다면 참으로 귀한 사역으로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아직은 그 숫자가 미미한 수준이라 좀더 열성있는 한인교회의 선교동력화가 필요한 과정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자존심 강한 슬라브인들에게도 주님은 필요한 일꾼들을 일으켜 주실 것을 믿으며 그 목표를 향하여 오늘도 한국의 동역자님들께 기도와 사랑을 요청드립니다.
저희의 목표는 변함없이 도시 주변의 한적한 곳에 어느정도 공간이 확보되면 현지 선교공동체를 구성하고, 수도사적인 삶으로 선교하는 몬테네그로 교회를 세워 가렵니다. 언어에 대해 약함을 인정하고 말보다는 삶으로 보여주며 함께하는 선교를 지향하여 봅니다. 부지 구입이나 주거환경 구성 등 아직 준비된 것은 없지만 필요한 때에 주님이 인도해 주시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지역 탐색과 함께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는 기준은 1천평 정도(약5천만원)이면 차후 자립을 위한 센터가 되겠다고 정하여 기도 하고 있습니다. 저희에게 있는 것은 빈손뿐이라 다소 부담스런 가격이 되지만 주님이 필요한 때에 필요를 채우시리라는 믿음으로 두손 모아 기도합니다.
함께 나눌 기도제목입니다.
- 이곳에 필요한 주님의 일꾼들이 주님의 때에 일어나게 하소서
- 지금은 미약한 현지교회 성도들이 제자의 삶으로 이 나라의 희망이 되게 하소서
- 선교의 구심점이 될 선교공동체가 구성되도록 공간을 확보하게 하소서
- 흩어져 있는 가족들이 주님으로 인한 풍성한 삶의 전달자가 되게 하소서
주후 2017년 01월 14일
몬테네그로에서 양승민, 조천연 (진모, 선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