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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예배 365-10월 12일] 영웅 예수가 아니라 십자가 예수

[가정예배 365-10월 12일] 영웅 예수가 아니라 십자가 예수

입력 : 2020-10-12 03:08
 
 
찬송 : ‘십자가로 가까이’ 439(통 496)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고린도전서 1장 22~24절


말씀 : 사도 바울은 헬라(그리스) 문화권에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바울 선교의 배경이 되는 그리스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가 주인공들의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신화의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엄청난 힘을 지닌 영웅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영웅들은 전쟁에서 적들을 통쾌하게 물리치거나 모험 중에 만난 괴물들을 꼼짝 못 하게 제압합니다. 헤라클레스가 대표적입니다. 헤라클레스는 갓난아기 때 두 손으로 독사를 움켜쥐어서 죽였고, 사납기로 유명한 사자를 때려눕힌 다음에 사자 머리를 벗겨서 투구처럼 쓰고 다녔습니다. 그리스인들이 우러러보는 인간상은 이렇게 힘 있는 영웅의 모습입니다.

이런 그리스 사회에서 사도 바울은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을 전했습니다. 십자가의 예수님은 그리스의 영웅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멉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매달려서 힘없고 약하고 무기력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영웅을 숭배하는 그리스인들이 이렇게 연약한 예수님을 거들떠볼 리가 만무합니다. 그리스인들이 원하는 것은 영웅의 모습을 지닌 예수님입니다. 열두 군단의 천사들을 동원해 막강한 로마 군단을 옹기 부수듯 박살 내고, 온 천하를 무른 메주 밟듯 하고, 적들을 벌벌 떨게 하는 영웅, 바울이 이런 모습으로 예수님을 소개했더라면 그리스인들은 환호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울은 영웅 모습을 한 예수님이 아니라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을 전했습니다. 이것은 그리스인들의 눈에는 미련하고 어리석은 일로 비쳤을 것입니다.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로되.”(23절)

헤라클레스의 이야기에서는 비극적 장면이 나옵니다. 광기에 사로잡힌 헤라클레스가 아내와 세 명의 자식을 제 손으로 죽여 버립니다. 정신을 차린 헤라클레스는 처참한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헤라클레스가 달성한 열두 가지 위대한 과업은 처자식을 죽인 죄업에 대해 속죄하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힘은 광기를 일으킨다는 소중한 교훈을 헤라클레스는 우리에게 일깨워 줍니다. 역사 속에서 힘을 숭배한 사회는 광기에 사로잡혀서 전쟁을 일으키고, 수많은 사람을 참혹한 죽음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이것은 분명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세상이 아닙니다.

광기에 휩싸인 세상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요. 바울은 그 길이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라고 선언합니다. 참혹한 전쟁으로 치닫는 비극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방도가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에게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힘과 광기에 휩싸여 있는 그리스 사회 한가운데 예수님의 십자가를 우뚝 세워 놓았습니다. 영웅 예수가 아니라 십자가 예수, 힘의 예수가 아니라 무력한 예수, 이것이 그리스인들의 눈에는 미련하고 어리석은 일로 보일지 모르지만, 하나님께서 보시기에는 가장 지혜로운 일입니다.

기도 : 하나님, 십자가만 바라보고 십자가만 사모하며 살고 싶습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종윤 목사(군산 대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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