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눈부신 계절-모든 순간 모든 곳에 하나님이 함께 계시다(후우카 김).토기장이
그럼에도 눈부신 계절-모든 순간 모든 곳에 하나님이 함께 계시다(후우카 김).토기장이
지치고 고된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그 속에서 발견한 보석 같은 고백들을 담아 낸 후우카 김의 에세이다.
일본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저자는 자신의 특별한 상황과 부도와 이혼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은 그를 더 깊은 사유와 신앙으로 이끌었고, 아름다운 시와 문체로 자신의 삶을 고백하게 했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담담히 더듬으며 그 속에서 발견한 보석들을 하나씩 꺼내 보인다.
튀기, 배다른 형제, 부도, 이혼, 재혼, 새엄마 등 그가 감당해야 하는 삶은 척박해 보였지만,
그럼에도 그 모든 순간 하나님이 함께 계셨다는 고백을 읽고 있노라면 더 나아질 것 없어 보이는 우리네 삶도 위로를 받게 된다.
저자는 하늘에 걸린 낮달에서, 냉장고 깊숙이 박혀 있는 마늘장아찌에서, 노무자들이 건네는 구겨진 지폐에서,
권사님이 선물해 준 손뜨개 모자에서 인생과 겸손을 배운다.
그 따뜻한 시선을 따라가며 지금 우리 삶 가운데도 따스한 햇살을 비추고 계신 하나님을 발견한다면,
그 사랑에 잇대어 오늘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p71. 멈추어야 할 때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를 정하는 것은 내가 아니다.
서둘러 장막을 걷고 떠나 눈앞의 달콤함으로 짧은 시간이 행복하다.
오랜 시간 고통속에 보낸 경험을 자주 잊어버린다.
거듭 실수하는 무지함과 포기하지 못한는 세상의 욕망이 자주 하늘의 지혜를 가리게 된다.
p102. 징글징글 치가 떨리도록 짜서 썩지 않고, 쥐어 짜낸 숨겨둔 단맛. 쭈글쭈글 자신의 몸을 비틀어 온몸 구석구석 안아픈 곳 없이 발효되어 버린 몸둥어리.
그것이 짱아찌다.
P.106,107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하게 하고, 내일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오늘 주어진 이 하루를 명을 다하여 살아내라.
p135. 내 삶에는 도저히 관심조차 없으셔서 마치 버려진 자식과도 같이 살아감에 대한 외로움이 짙었다.
누구도 자신의 삶을 대신 살아 주지 않기에 살아가는 일은 혼자만의 일이고,
그 절대고독을 넘어서지 않으면 어른이 되지 못한다 생각했다.
p141. 언제나 오늘이나 같음으로 네가 기억하든 기억하지 못하든 너의 기억과는 상관없이 주님은 너와 함께 하시고
너의 눈물을 닦아 주시며 밤의 어둠속에서 널 지키고 계셨고, 지금도 그러하단다.
p150."난 자두가 좋다. 한 입, 두 입, 세 입을 넘기지 않는 그 안타까움이 좋고, 냉장고에 넣었다 차갑게 먹으면 이를 튕기는 과육의 탱탱함이 좋다.
거기다 마지막 씨 부분에 붙은 결이 살아있는 살점들을 입안에 넣어 신맛이 미지근해질때까지 굴리는 재미가 좋다...
나는 빨간 자두가 단 것으로 알았다. 자두를 살 때마다 범하는 실수였다. 온몸이 빨갛다 못해 검은 보랏빛을 띠는 물렁한 자두를 곧잘 골랐다.
하지만 집에 와 자두를 씻으면 후회하게 된다. 무르고 단맛이 빠져나간 그 흐물거림.
노란 부분이 섞여 있고 잡았을 때 단단한 여물기가 만만해 보디지 않은 녀석이 오히려 달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쩌면 매번 그렇게 속을 수가 있을까?
마치 시고 물렁한 지난날의 나를 닮은 자두에 대한 연민으로 자꾸만 손을 뻗게 되는 것 같다."
p204. 신앙의 가정 안에서 자라난 자녀들은 세포 하나하나가 부모의 기도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연약하지만 꽃대를 세우고 태양에 맞서 꽃피운 부용과 같은 부모의 기도다.
그분이 잠시 맡겨 둔 선물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p223. 그때는 몰랐다. 더디게 오는 응답을 통해 겸손과 인내를 배우게 하시는 것과 마치 듣지 않으시는 듯한 모습을 통해
유한자의 사고 너머에 계시는 절대자에 대한 신뢰를 배우게 하신다는 것을 말이다.
[출처] [서평]그럼에도 눈부신 계절/ 후우카김/ 토기장이|작성자 카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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