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을 불어 자유의 기쁨을 선포하라
입력 : 2016-10-02 19:06
찬송 : ‘다 찬양하여라’ 21장(통 21)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누가복음 5장 1∼11절
말씀 : 갈릴리 여러 회당에서 말씀을 전하시던 예수님께서 게네사렛 호숫가에 오셨습니다. 게네사렛 호수는 갈릴리 호수를 말합니다. 주변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예수님은 호숫가에 있던 한 배에 오르셔서 육지에서 조금 떼기를 청하신 후 배에 앉으셔서 말씀을 전합니다. 이 배가 시몬 베드로의 것이었습니다. 시몬은 밤샘 작업을 마치고 빈손으로 돌아와 그물을 씻는 중이었습니다. 밤새 그물을 던졌지만 빈손으로 돌아왔으니 아마도 몹시 피곤하고 지친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고기 잡던 시몬의 배가 지금은 예수님께서 가르치시는 장소로 변했군요. 앞으로 시몬도 예수님의 가르침에 동참하는 사람이 되는 전조를 보이는 듯합니다. 말씀을 마치신 예수님은 시몬에게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고 명하십니다. 빈털터리의 밤샘 작업을 마치고 허한 마음으로 돌아온 시몬이었지만 그는 예수님께 이렇게 말합니다. “선생님,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그 다음은 우리가 상상하던 대로입니다. 물고기가 너무 많이 잡혀 그물이 찢어져 다른 배를 불러 나눠 담았는데도 두 배가 잠길 정도였습니다. 시몬이 말한 ‘선생님’(에피스타타)이란 말은 다른 복음서에 나오는 ‘선생님’(디다스칼레 또는 랍비)과는 다른 호칭입니다. 누가복음에서는 오직 제자들만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누가복음에서 제자들 외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 예수님에게 ‘디다스칼레’를 적용합니다.
고기가 많이 잡힌 후 베드로의 반응이 전혀 의외였습니다. 너무 좋아서 펄쩍 뛰고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무릎 아래 엎드려 이렇게 고합니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지금까지의 본문에는 베드로의 이름이 ‘시몬’으로 등장합니다. 8절에 와서야 비로소 ‘시몬 베드로’라고 칭합니다. 사울이 변하여 바울이 된 것처럼 시몬에게 베드로라는 새로운 이름이 부여된 것입니다. 예수님과 새로운 관계가 형성됐고 새로운 인격으로 변화된 것을 의미합니다. 베드로는 스스로를 ‘죄인’이라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선생님’으로 부르던 호칭을 ‘주님’으로 고쳐 부릅니다.
“나를 떠나소서”라는 고백은 단순히 배에서 내리시라거나, 다른 곳으로 가시라는 뜻이 아닙니다. 또한 내가 떠나겠다는 뜻도 아닙니다. 나를 떠나시든지 거두시든지 주님께 자신을 맡기겠다는 고백입니다. 거룩한 하나님의 현존 앞에서 경외심으로 드리는 겸허한 고백입니다. 베드로가 단순히 고기가 많이 잡힌 것을 보고 놀라서 이런 고백을 드린 것은 아닙니다. 그는 지친 몸과 마음이었지만 자신의 배를 예수님께 가르침의 장소로 드리고, 그 자리에 함께 앉아 말씀을 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말씀에 의지해 행동했습니다. 그 후에 하나님의 권능을 깨닫고 주님께 무릎을 꿇은 것입니다.
때로는 우리가 짊어진 삶의 무게에 지치고 쓰러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해결책은 의외로 가까운 데 있는지도 모릅니다. 지친 몸을 주님의 말씀에 의지하고 행동할 때 삶의 문제뿐 아니라 주님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그의 제자로 부르심을 받게 될 것입니다.
기도 : 주님, 우리의 연약함을 돌보시고 우리를 믿음 위에 확고히 서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주기도문
남상준 목사(대전 소망루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