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을 불어 자유의 기쁨을 선포하라
입력 : 2016-11-17 21:16
찬송 : ‘누가 주를 따라’ 459장 (통 514)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사무엘하 6장 12∼19절
말씀 : 본문은 법궤를 예루살렘에 안치할 때 생긴 이야기입니다. 법궤를 옮길 때 다윗은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문제는 준비한 내용에 있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 말씀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인간적으로 볼 때는 사람이 어깨에 메고 가는 것보다는 새로 만든 그럴싸한 수레에 싣고 가는 것이 훨씬 더 정성스러울지 모릅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법궤를 운반할 때 반드시 어깨에 메고 가야지, 다른 운송수단을 사용하지 말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민 7:9).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을 인간이 상황논리에 따라 변질시키면 곤란합니다. 또 법궤를 어깨에 메고 이동시킬 때는 반드시 레위인, 그것도 고핫 자손만이 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정해 놓으셨는데도 다윗은 레위인 대신에 군사를 동원하며 자기 세를 과시했습니다.
그 결과 법궤를 옮겨 예루살렘에 안치하려던 첫 번째 시도에서 다윗은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이때 일을 놓고 요세푸스는 레위인 아닌 사람이 법궤를 만진 것이 화근이었다고 했습니다. 비록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세워진 다윗이었어도 그가 하나님 뜻에 엇나갈 때는 하나님께서 엄중하게 심판하셨습니다.
그 뒤 두 번째 시도에서 그는 신중하고 바르게 처신했습니다. 정예부대와 악단을 동원해 화려하고 시끌벅적하게 법궤를 옮기던 1∼5절의 모습과 사뭇 달랐습니다. 5절에 나와 있는 여러 가지 악기 대신에 15절에는 나팔만 언급되었을 뿐입니다. 전에는 자기 과시와 축제(잔치)의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율법과 예배가 강조됐습니다(13, 17∼19절).
흔히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할 때 사람들은 예배보다 일 자체에 더 집중하곤 합니다. 다윗도 그런 사람 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그리고 뼈아픈 실패를 겪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말씀과 예배라는 사실을 다윗은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그 어떤 준비보다 앞서야 할 것은 예배입니다. 그는 여섯 걸음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최고의 준비가 최고의 결과를 낳는다는 환상에 이따금 사로잡힙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일이나 인생에 관계된 일이나 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법대로 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최선으로 준비하되, 그 목적과 방법이 다 하나님 뜻에 합당한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다윗은 큰 맘 먹고 행하던 법궤 안치에서 뼈아픈 실패를 겪은 뒤 그것의 알파와 오메가는 예배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소 잃고 나서 외양간을 고친 사람입니다. 그 덕분에 소를 두 번 잃는 우를 범하지 않았습니다. 말씀과 예배로 돌아간 다윗에게 하나님은 법궤를 온전히 안치하게 하셨을 뿐만 아니라 노래와 춤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기도 : 하나님, 저희가 무슨 일을 할 때 성취하고픈 의욕이 먼저 앞섭니다. 이런 저희를 붙드소서. 그리고 중요한 일에는 더욱 더 하나님 뜻을 살피며 행하게 도와주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정현진 목사(서울 수도교회)